얼마전 내 글이 DAUM메인에 걸린 일이 있었다. 그 때 무려 3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만약 내가 악의적으로 그 글을 음란물로 교체해버렸다면? 그리고 그게 몇시간 이상 노출되어 많은 네티즌들이 안봐도 될 것을 보고 피해를 입었다면?
실제로 포털에 음란물이 노출되어 일간지뿐 아니라 공중파 뉴스에서 다룬 일도 있었다. 게다가 DAUM은 얼마전 이메일 오류로 55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을지 모른다고 하여 시끄러운상태. 그리고 DAUM에서 서비스하는 티스토리는 지난 일요일 몇 시간 이상 음란물이 공유되는 포스트를 '댓글베스트'랍시고 메인에 걸어놓았다. 이용자가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는 곳에 일부러 올린것도 아니고, 댓글베스트에 올라간 뒤 내용을 바꿔치기 한 것도 아니고, 티스토리 스스로 메인화면에 올려줬다는 말이다.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티스토리가 자기 손으로 야동을 뿌렸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나는 해당 포스트의 문제를 확인하고 음란물이 공유되고 있으니 메인에서 내려달라는 요청을 하려했고, 가장 빠른 수단으로 '전화'를 생각했기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려고 보니 전자우편이외에는 상담 수단이 없었다. 아무튼 전자우편도 보내고 게시물에서도 바로 음란물이니 차단을 해달라는 신고를 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포스트를 작성했고 그게 어제 올린 글이다. 글 번호를 보면 알겠지만 일요일에 작성했으나 해당 포스트를 홍보하는 역효과가 있을까봐 문제의 포스트가 사라진 하루 뒤 공개를 한 것이다.
2008/08/03 - [티스토리] - 드디어 사고 친 티스토리 댓글베스트
이번 일이 별 일 아닌가? 티스토리 댓글베스트가 얼마나 허술한지 마음먹고 낚시를 한 번 해볼까 싶다가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이트 메인화면을 내 실험의 장으로 이용하는게 영 마음에 걸려 시도하지 못할 뿐, 내 가설대로라면 누구나 조력자 한 명만 있으면 댓글베스트에 올라가는건 일도 아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었던 글도 한 사람이 도배하듯 버스를 달려 댓글 베스트에 올라온 글이었다. 그것도 고작 20개 남짓.
티스토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아무 말 없길래 포럼에 글을 올렸다.
http://www.tistory.com/forum/viewtopic.php?id=2256
사과 답변이 달리긴 했는데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론 최대한 빠르게 모니터링 하고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모니터링 요원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댓글 베스트에 글을 올리기 전에 한번 쯤 어떤글인지 훑어보면 될 것을 왜 이미 올려놓고 그걸 다시 네티즌들의 신고를 받은 뒤에야 조치를 한 단 말인가. 왜, 왜,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는 낭비를 하느냔 말이다. 그리고 이게 나에게만 죄송하다고 하면 될 문제일까? 만일 내가 포럼에 이런 글을 올리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사과조차도 없었을 것이다.
주제별 새글이야 이용자들이 태그만 달련 자동으로 올라가는 곳이고 글이 자주 올라오다보니 금방 금방 목록에서 밀리지만 댓글베스트는 다르다. 티스토리에서 직접 선별하여 올리는 글인데다 한 번 올라오면 하루 이상 노출된다. 더욱이 카테고리별로 여러개씩 있는게 아니라 티스토리의 셀수없는 블로그를 통틀어 20개. 그 중에서도 메인에 보여지는건 10개. 모니터링 요원 한 명만 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작 그거하나 제대로 체크를 못해서 가장 사용자가 많은 일요일 오후에 몇시간씩 음란물을 노출시키는건가? 그래 놓고 티스토리는 '짧은 기간'노출 되었다고 하는데 초에 몇MB씩 다운로드 받는 세상에 수십만이 이용하는 사이트 메인에서 '몇 시간'을 '짧은 기간' 이라고 하는게 과연 타당한 소리냐는 말이지.
만약 내가 하루에 수 천, 수 만명씩 다녀가는 유명블로거였다고 하더라도 티스토리는 이렇게 가만히 있었을까? 요즘은 찌라시 기자들도 좋은 글을 쓰는 블로거들의 글을 복사해서 자기 기사랍시고 붙여넣는다던데 어디 듣보잡 찌라시 한 귀퉁이에 [T모 블로그 사이트, 주말 오후 '적나라한 음란물 노출']따위의 낚시성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을지도 모르고 내 블로그를 다녀간 수많은 네티즌들의 항의에 공식 사과했을지도 모른다.
사건이 일어나고 사흘이 지났지만 티스토리는 이번 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아직도 안하고 있다. 블로그 서비스장애 공지는 바로 바로 올리면서 이런 중대한 사건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고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제시하는 공지사항 하나 올리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가뜩이나 이메일 오류로 이미지가 나빠졌으니 더 확대되기 전에 조용히 묻어버릴 생각인걸까. 내가 군대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실수를 했을 때 조용히 묻거나 혼자 해결하려 드는 것 보다 바로 보고하고 질책 받을 건 받은 다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받아 해결하는게 발 뻗고 잘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이었다. 왜 티스토리는 실수를 시인하고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 하지않는가! 베타 테스트까지 하는 것을 보면 '나름'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 한데 왜 이번일은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는가?
티스토리를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올블로그라는 곳을 알게되어 그 곳에 가입을 했었다. 그 무렵 일어난 '올블로그 입사 취소 사건'으로 바로 탈퇴했었는데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수지청즉무어, 인지찰즉무도'라고 세상에 단점 없고 실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 역시 단점에 실수 투성이인 사람인데. 그래서 시간이 지난 뒤 당시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는 올블로그를 뒤로 하고 너무 성급하게 탈퇴한게 아닌가 싶기도 했었다.
때문에 난 이번 티스토리의 실수를 그냥 못 본 척 넘어가려고도 했다. 검색을 해봐도 나 이외에는 이번 일에 대해 포스트를 쓴 사람도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아무도 못 봤다 하더라도 분명 실수는 실수. 게다가 해당 글이 올라온 날 그 블로그에는 나를 포함해 수천명이나 다녀갔다. 나는 티스토리가 이번일을 인정하고 사과하길 바랐다. 또한 문제 투성이인 댓글베스트를 다른 방식으로 개편하는 움직임이나 당장 사고가 터졌으니 일시적으로라도 댓글 베스트를 닫아놓는 조치라도 해주기를 바랐다.
문제의 글을 처음 본 일요일 저녁 고객센터에 당장 문제의 글을 메인에서 내려달라는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 주말에 몰려들어온 많은 문의에 답변을 하다가 월요일에는 나에게 까지 답변을 못 해줬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화요일을 지나 오늘까지 무소식이라니 이건 조금 아닌 것 같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댓글베스트는 전혀 달라진게 없다. 제2, 제3의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댓글이 백개 넘게 달린 글은 댓글베스트에 없고 댓글이 열개 남짓 달린 글은 올라가 있고.. 대체 무슨 의미의 '베스트'라는건지 모르겠다. 댓글이 많아서도 아니고, 댓글을 통한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져서도 아니고, 댓글의 내용이 좋아서는 더더욱 아니다-댓글이 좋고, 나쁘고를 결정하는 것도 우습지만-. 댓글 베스트 관리자가 있어서 그 사람 맘에 들면 베스트인가?
난 티스토리를 좋아하고, DAUM도 좋아한다. N포털이 싫어 4년을 관리했던 블로그를 버리고 이곳으로 이사왔다. 예쁜 아이 매 한대 더 때린다고 난 티스토리가 더 좋은, 우리나라 제일의 블로그 서비스 사이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티스토리에 대한 불만을 몇 번 따지고 들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포럼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아는 한도에서 답변을 하는 일도 티스토리 사랑의 일환이었다.
어쩌면 이번 일은 별 일 아닌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티스토리를 욕하는건 결국 티스토리를 사용하는 내가 누워서 침뱉는 격이지만 그래도 난 나만 알고있는 내가 속한 집단의 허물을 감춰줄 만큼 아량이 넓은 인간이 아니다. 아니, 난 내가 속한 집단이 다른건 몰라도 남들에겐 없는 자부심을 가질만한 멋진 곳이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티스토리는 지금 스스로의 잘못을 다른 구성원들에게 숨기고 있다. 분명한건 티스토리는 기업이며 이번 일은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러번 이야기 하지만 이건 티스토리가 직접 음란물을 유포한거나 다름 없다. 댓글베스트에는 늘 10대들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소개되지 않나? 일요일 오후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무심코 클릭한 댓글베스트를 통해 음란물을 접했을지 모른다. 심지어 티스토리에는 어린이 블로거도 있다. 그들이 봤을 충격적 영상을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다. 이게 그냥 쉬쉬할 일인가? 가벼운 일이냐는 말이다.
절이 싫어졌다면 중이 절을 떠나면 된다. 그게 가장 속편한 방법인 것 같다. 지금 내가 이런 글을 남기고 이 곳을 떠난다면 마치 고고한 한 마리 '학鶴'이라도 된 양,
라고 이야기하는 꼴인 듯 하여 일단은 남아있을 생각이다. 난 '닭'도 아니고 '학'은 더더욱 아닌 듣보잡 '메추라기' 블로거니까. 어쩌면 그래서 위대한 '닭'님의 깊은 뜻을 이해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오늘 티스토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그 동안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모두 삭제해 버릴지 말지 열 번도 더 고민했었다. 물론 그런다고 알아주지도 않겠지만. 하지만 소중한 시간을 내어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신 많은 분들의 고마운 마음까지 지워지는 것 같아 그냥 두기로 했다.
앞으로 난 이번 티스토리 댓글베스트 사건에 대해 두 번 다시 이야기 하지 않겠다. 어쩌면 이 블로그에서 다시는 아무런 이야기를 안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미 이번일로 나의 티스토리에 대한 신뢰와 그 동안 받아왔던 좋은 인상은 한 방에 무너졌다. 끝으로 결론을 내자면 티스토리가 야동 공유글을 자기 손으로 메인에 걸어놓은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건 발생 이후 너무도 미온적인 자세이다. 티스토리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사과를 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모든 회원들에게 보여야 했다. 만우절에 '샨새교'같은 이벤트를 하고 베타테스트가 끝났다고 쫑파티하는 것보다 이게 몇 배는 더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정녕 모르는가? DAUM이 해킹을 당하고도 몇 달이나 쉬쉬하다 뒤늦게 알려져 망신당했었다. 티스토리는 그걸 보고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단 말인가?
티스토리는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좋은 기업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 내 짝사랑의 끝이 결국 이런 결말이 나는 것 같아 참 슬프다.
뱀다리들
뱀다리 첨부자료
posted by 장대비


